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은 탁월한 전략가이자 전쟁 영웅으로 기억되지만, 그의 사생활은 전혀 다르게 전개되었습니다. 순수했던 첫사랑부터 정략결혼, 그리고 수많은 불륜과 이혼까지. 전쟁터 밖에서 펼쳐진 나폴레옹의 은밀하고도 복잡한 연애사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첫사랑에서 배신까지: 데지레와 조제핀 사이에서
나폴레옹의 연애사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그의 첫사랑은 형 조제프가 먼저 사랑했던 여인, 데지레 클라리였습니다. 조제프의 연애 중 데지레를 처음 본 나폴레옹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형의 사랑을 빼앗아 약혼까지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데지레의 어머니는 보나파르트 가문과의 결혼을 탐탁치 않아 했고, 결국 나폴레옹은 약혼한 채 파리로 전근을 갑니다. 그곳에서 그는 조제핀이라는 여인을 만나 운명처럼 빠져들게 됩니다. 조제핀은 여섯 살 연상의 과부로, 자녀도 있었지만 나폴레옹은 그녀에게 푹 빠져 약혼녀 데지레를 저버리고 그녀와 결혼을 감행하죠. 조제핀은 파리 사교계에서 유명했던 꽃뱀으로, 부유한 남성들과의 관계를 통해 명성을 쌓아온 여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그런 조제핀을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이탈리아 원정 중에도 그녀에게 수없이 애정 어린 편지를 보냈고, 그중 하나에는 "당신 없인 하루도 견딜 수 없다"는 문장도 있었죠. 반면 조제핀은 이미 다른 장교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고, 나폴레옹이 이를 알게 되자 큰 충격을 받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까지 나서서 이혼을 막자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결혼을 유지합니다. 이후 조제핀은 정숙한 부인이 되겠다고 다짐하지만, 나폴레옹의 마음은 이미 멀어진 상태였습니다. 이때부터 나폴레옹은 조제핀처럼 바람을 피우기로 결심하며 본격적인 여성 편력을 시작하게 됩니다.
황제의 은밀한 취향과 바람기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 이후에도 그의 연애사는 끝날 줄 몰랐습니다. 그는 각지에서 만난 여성들과 짧은 연애를 이어갔고, 특히 작은 여성, 귀여운 미소를 가진 여성을 선호했습니다. 이집트 원정 당시에는 병사로 변장하고 따라온 장 노엘의 아내 폴린 프루시에에게 반해 그녀를 유혹합니다. 처음엔 거절당했지만 그녀의 남편을 프랑스로 돌려보내는 방식으로 기회를 만들고, 마침내 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이 불륜은 결국 들통나고, 폴린은 남편과 이혼 후 나폴레옹과 공개적인 연애를 시작하죠. 나폴레옹은 그녀가 아이를 가지면 조제핀과 이혼하고 정식으로 결혼하겠다는 약속까지 합니다. 그러나 프랑스로 돌아가면서 그녀를 군대 동료에게 맡기고 끝내 이 관계도 정리합니다. 황제로 즉위한 이후 조제핀과의 이혼은 시간 문제였습니다. 결국 그녀가 후계자를 낳지 못하자 나폴레옹은 오스트리아 황제의 딸, 마리 루이즈와 정략결혼을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아내와의 결혼 생활도 순탄하지 않았고, 대중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조제핀은 결국 이혼 후에도 나폴레옹을 사랑했고, 그가 죽기 직전에도 마지막으로 떠올린 여인은 바로 조제핀이었습니다. 그의 사망 전 유언은 "프랑스, 군대, 선봉, 조제핀"이었죠. 사랑에 상처받은 황제는 전장의 영광 뒤에 쓸쓸한 외로움을 품고 살았던 것입니다.
정치적 결혼과 몰락, 그리고 마지막 사랑
조제핀과의 이혼 이후 나폴레옹은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동맹을 위해 마리 루이즈와 결혼합니다. 처음에는 그를 두려워하던 마리 루이즈도 시간이 흐르며 나폴레옹에게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죠. 그들은 아들까지 낳으며 황제의 후계자도 갖게 되었고, 나폴레옹은 전쟁 대신 신혼 생활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이런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원정의 실패와 유럽 동맹군의 반격으로 나폴레옹은 엘바 섬으로 유배됩니다. 그럼에도 마리 루이즈는 그를 걱정하며 아버지에게 처우 개선을 부탁했지만, 결국 아버지는 딸이 나폴레옹을 잊게 하려고 그녀를 다른 남성과 여행 보내고 그를 유혹하게 하죠. 그 남자, 네이페이 아는 그녀와 연인이 되었고, 마리 루이즈는 나폴레옹에게 편지만 남긴 채 등을 돌립니다. 나폴레옹은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 후 다시 세인트 헬레나 섬으로 유배되고, 그곳에서 6년간 외롭게 살다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죽기 전 그는 여전히 조제핀을 기억하고 있었고, 조제핀이라는 이름을 남겼습니다. 그의 마지막 사랑은 처음 그를 사랑에 빠지게 했던 여인이자, 동시에 그의 사랑을 배신했던 여인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나폴레옹의 삶은 전쟁의 영광 뒤에 숱한 사랑과 배신, 그리고 쓸쓸한 죽음으로 마무리됩니다. 사랑에 상처받은 황제, 그 역시 한 사람의 외로운 인간이었음을 보여주는 삶이었습니다.